한국의 전통적인 손님맞이 방식
1. 일상적인 손님맞이
남자 손님이 오면 사랑방에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 예의이지만, 여자 손님은 으레 안방에 모신다. 또 어린 손님이나 친정 식구처럼 가까운 사이라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는 손님이 찾아오면 안방에서 맞이한다. 어느 지방에서나 손님을 따뜻하게 맞는 것이 우리나라의 풍습이며, 요즘에는 떡이나 고구마, 과일 등을 내놓기도 한다.
손님을 모시는 자리는 보통 따뜻한 아랫목이지만, 여름에는 시원한 문 앞자리가 되기도 한다.
웬만한 손님이면 밥이나 술을 대접하는데, 이런 손님 접대 풍습은 잘사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비슷하다. 그러나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은 친구를 집으로 맞기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접하기 까다로운 손님은 사돈이라 할 수 있다. 안사돈이 오면 안방에 모시지만, 바깥사돈은 사랑방으로 안내한다. 사돈이 오면 보통 닭을 잡아 술과 함께 식사를 차려 대접한다.
2. 비일상적 손님맞이
관례는 안방의 아랫목에 제사상을 차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다음, 남자는 상투를 틀고 여자는 이마 앞쪽의 잔털을 뽑아 머리를 올리는 의식이지만, 지금은 관례를 지내는 집이 거의 없다.
혼례는 마당 가운데 멍석을 깔고 그 위에 자리를 펴고 높은 상을 차린 뒤, 신랑은 동쪽, 신부는 서쪽에 서서 예식을 올린다. 그리고 신부는 안방에, 신랑은 사랑방에 두고 손님에게는 음식을 대접하여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신분이나 집안 형편에 상관없이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대부분의 집에서는 예식을 마친 뒤 한 번 더 집에서 잔치를 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에도 예전처럼 집에서 결혼식을 치르던 때보다 훨씬 간소해졌다고 한다.
상례는 중부지방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거의 모든 집에서 안방에서 치른다. 즉, 안방 아랫목에 시신을 눕히고 웃목에는 제사상을 차려두며, 밤에는 그 방을 비워둔다. 제사상에는 밤새도록 촛불을 켜놓으며 조문 온 손님은 마당에서 밤을 지새운다. 예부터 전해지는 네 가지 큰 의식 중 집에서 하는 것으로는 상례가 가장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그것도 예전보다는 많이 간소해졌다.
제사는 일반적으로 안방에서 지내며, 대부분의 집은 아랫목에 제사상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12가구), 웃목에 차리는 집은 적다(3가구). 소농의 경우는 대체로 가족 수가 적기 때문에 제사를 집에서 지내지 않는 집도 많다. 그러나 근세양식에서는 웃목에 제사상을 차리는 집이 많아지고, 대농의 경우에는 대청에 제사상을 차리는 집도 있다.
큰일이 있을 때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은 웃방이나 사랑방을 주로 사용하며, 마당에 천막을 쳐서 사용하기도 한다. 밤이 깊으면 대부분 손님들은 돌아가지만, 부득이하게 자고 갈 경우 남자는 사랑방에, 여자는 안방에서 잔다. 다만 초상을 치르는 동안에는 여자들이 안방을 쓸 수 없어 옷방에서 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