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 문화

창을 이용한 전통 민속 사냥법

solid-info 2025. 4. 10. 14:08

창을 이용한 전통 민속 사냥법

 

 

 창 사냥은 짐승을 창으로 찔러서 잡는 사냥을 말한다. 짐승을 창으로 잡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도망치는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한 뒤 창을 던져 잡는 방법, 썰매를 타고 산등성이에서 골짜기로 짐승을 몰아 내려가며 찔러 잡는 방법, 굴 속에 들어앉아 있는 짐승을 창으로 찔러 끌어내는 방법, 몰이꾼이 짐승을 몰도록 하고 창잡이는 짐승이 빠져나오는 목에서 기다리다 찔러 잡는 방법 등이 있다. 총이나 화승총이 없었던 옛날에는 주로 곰이나 멧돼지 같은 사나운 짐승을 창으로 잡았다.

 

 멧돼지를 잡을 때에는 몰이꾼들을 동원해 돼지가 숨어 있는 계곡 같은 곳을 샅샅이 뒤지게 하고, 창잡이들은 짐승이 도망치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창으로 찔러 잡는다. 이때 선창잡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급소를 제대로 찌르지 못하면 돼지가 오히려 사냥꾼에게 맹렬하게 반격을 해오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를 잡는 창 사냥에는 '삼창'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급소를 의미하는 말로, 첫 번째 찌름(일창)은 머리와 어깨 사이를, 두 번째 찌름(이창)은 등뼈를, 세 번째 찌름(삼창)은 아랫턱 아래 부분을 찌르는 것을 말한다. 능숙한 창잡이는 일창으로 멧돼지를 단번에 쓰러뜨릴 수 있다.

 

 곰은 겨울이 되면 겨울잠을 잔다. 어린 곰은 썩은 고목 밑이나 구멍에서 지내고, 큰곰은 흙을 파서 굴을 만들거나 자연적으로 생긴 굴을 이용한다. 이때 굴 입구는 반드시 북쪽을 향해 있다. 곰은 보통 첫눈이 내릴 무렵 굴을 정해 놓고, 두 번째 눈이 내릴 때 굴 속으로 완전히 들어간다. 사냥꾼들은 첫눈이 내렸을 때 곰의 발자국을 따라가 굴을 확인해 두었다가, 눈이 다시 내리면 곰을 잡으러 간다. 창잡이들이 굴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면 곰이 굴 속에서 기어나오는데, 이때 선창잡이가 목과 어깨 사이를 찌르며 동시에 앞으로 넘어지듯이 창을 젖힌다. 다른 창잡이들도 곰의 허리를 찌르고 반대 방향으로 넘어지며 창을 젖힌다. 아무리 능숙한 사냥꾼이라도 창을 곧장 찌르면 곰이 앞발로 창을 쳐서 옆으로 비껴가게 만든다. 때로는 창을 두 발가락 사이에 끼워 곰을 깨우는 재주를 쓰는 일도 있다. 곰은 창을 받아쳐서 부러뜨린 뒤 사람에게 달려들기도 한다. 곰이 굴 속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할 때에는 굴 입구에 모닥불을 피워 연기를 굴 안으로 넣는다.

 

 창에는 외발창, 쌍발창, 세발창이 있다. 이런 이름은 창날의 개수에 따라 붙여진 것이며, 같은 종류의 창이라도 날의 모양이나 길이 등에 차이가 있다. 창의 손잡이는 물푸레나무, 갈참나무처럼 비교적 가볍고 단단한 나무로 만들며, 창날 한쪽 끝에는 속이 빈 관 모양의 금속제인 '굽통'을 붙여 손잡이에 끼운다.


① 외발창

 외발창은 창날이 하나인 것으로, 날끝이 송곳처럼 뾰족한 것, 독사의 머리처럼 모난 것, 작살처럼 미늘이 달린 것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보존된 외발창의 길이와 무게는 다음과 같다.

 

ㄱ. 모난창

 무게는 손잡이 포함 1.8kg, 전체 길이 171cm, 창날 길이 36.5cm, 손잡이(갈참나무)의 둘레는 4cm, 창 목 부분의 길이는 7cm, 가장 넓은 곳의 너비는 4.2cm이다.


ㄴ. 미늘창

 무게는 300g, 전체 길이 120cm, 창날 길이 20cm, 손잡이(물푸레나무)의 둘레는 2.5cm이다.


ㄷ. 송곳창

 무게는 1.5kg, 전체 길이 167cm, 창날 길이 60cm, 손잡이 부분의 길이는 74cm이다.

 

 송곳창은 겨울에 노루, 토끼, 살쾡이 같은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서 가까이 접근한 뒤 던져 잡는다. 모난창은 굴 속에 들어앉아 있는 오소리나 토끼 같은 짐승을 찔러 끌어낼 때 사용한다.

 

② 쌍발창

 쌍발창은 창날이 두 개이며, 날 끝은 모두 송곳처럼 뾰족하다. 외발창에 비해 창날이 가늘고 약한 편이다. 손잡이는 주로 대나무를 사용하며 길이는 약 200cm이다. 이 창은 겨울에 꿩, 부엉이, 방다리(매) 같은 새들이 사냥꾼을 피해 땅 위를 기어 달아날 때 던져서 잡는 데 사용한다.


③ 세발창

 세발창은 창날이 세 개 달린 창이다. 좌우의 창날 끝은 송곳처럼 뾰족하고, 가운데 날은 독사의 머리처럼 모가 나 있다. 이 창은 짐승을 가까운 거리까지 쫓아간 다음 던져서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