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운송 방법(by 사람)
1. 머리에 이기
짐을 머리에 이고 옮기는 방법은 대체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운반법이다. 이때 짐의 무게는 목이나 몸의 힘살을 이용해 지탱한다. 머리에 짐을 이고 있을 때는 짚이나 칡으로 만든 똬리를 머리에 얹어서 물체가 머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똬리가 없으면 수건 등을 말아서 쓰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머리 위의 짐이 안정감을 얻고, 짐의 무게를 분산시켜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똬리는 짐의 무게와 머리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기도 한다.
머리에 이고 옮기는 물건은 보자기, 바구니, 광주리, 자배기, 함지, 양동이 등 용기에 담겨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땔나무 등을 옮길 때는 그릇을 사용하지 않고 짐을 직접 머리에 올려놓는다.
이런 운반법은 농촌에서 주로 여성들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나를 때 쓰인다. 이때는 물동이라 불리는 특수한 질그릇을 사용하며, 물이 출렁이지 않게 바가지를 엎어놓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행상들이 생선이나 과일 등을 양은그릇이나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 머리에 이고 다니며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남 서해안이나 전남 도서 지방에서는 여성들이 거름통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경우도 있다.
물건을 머리에 이고 옮길 때 익숙한 사람은 두 팔을 내리고 걸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두 손으로 짐을 붙잡고 다닌다. 머리에 짐을 이고 나르는 방법은 여성들이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일을 하던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방법을 주로 여성들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운반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여성들이 양끝이 위로 향한 바구니에 물, 비료, 야채 등을 담아 머리에 이고 운반하기도 한다.
2. 어깨에 메기
짐을 어깨에 메고 옮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물체를 직접 어깨에 올려 놓는 방법, 두 번째는 태기나 주루막 같은 그릇에 짐을 넣고 끈을 달아 어깨에 메는 방법, 세 번째는 막대기의 양끝에 짐을 달고 이를 어깨에 메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짐의 무게가 전부 어깨에 걸리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무게의 일부가 어깨 외에 가슴, 등, 허리 등으로 분산된다. 세 번째 방법은 막대기를 이용해 짐을 운반하는데, 이때는 막대기의 중앙에 사람이 서서 어깨에 짐을 메게 된다.
이 방법들은 주로 남자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곡물이 든 가마니, 돌, 소금, 거름, 모래 등 무거운 것부터 작은 보따리, 나뭇단, 야채, 과일 등을 담은 상자까지 포함된다.
3. 등에 지기
짐을 등에 지고 옮기는 방법은 어깨에 메고 옮기는 방법과 함께 사람의 힘으로 물체를 운반하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이때는 등뿐만 아니라 어깨와 허리의 힘도 함께 사용되며, 짐의 무게를 다리로 버텨야 하기 때문에 온몸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등에 짐을 지는 방법은 짐의 무게가 몸에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짐이 등의 상부에 얹혀서 무게의 일부가 머리에도 걸리는 방법이다. 이때는 두 손을 들어 짐의 좌우를 잡고, 머리를 앞으로 약간 숙여야 한다.
두 번째는 짐이 등의 중앙부에 얹혀져 무게의 일부 또는 대부분이 양어깨에 걸리게 하는 방법이다. 이때는 등만으로 짐을 지탱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는 짐을 등에 지고 끈을 앞가슴으로 두른 뒤, 무게의 일부가 앞가슴에 놓이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주로 부인들이 어린아이를 업을 때 사용하며, 시멘트나 모래주머니 등을 옮길 때도 유용하다.
등으로 짐을 운반하는 방법은 도로가 발달하기 전, 동물이나 다른 운반 기구가 없었을 때 주로 사용되었다. 삼국시대부터 보부상이 등장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도 군량미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다.
4. 허리에 차기
짐을 허리에 차고 옮기는 방법은 허리와 몸 전체의 힘을 사용하여 무게를 지탱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짐의 크기나 무게에 제한이 있어, 큰 짐을 옮기기보다는 작은 물건을 휴대하는 데 적합하다.
주로 씨앗, 과일, 도시락, 담배, 물병 등 부피가 적고 가벼운 물건을 허리에 찬다. 이때는 망태기나 보자기, 다래끼 등으로 짐을 담거나, 끈에 묶어 허리에 찬다.
5. 손에 들기
짐을 손에 들고 옮길 때에는 손의 힘이나 몸 전체를 사용하여 짐에 작용하는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 이때 짐을 들거나 받쳐 들 수 있다.
손으로 받쳐 들 때에는 한 손이나 두 손을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류에게 가장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운반법이다.
손으로 짐을 들 때는 보자기나 상자, 그릇 등을 그대로 옮기며, 주로 집 안이나 근처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사용된다. 물이나 비료와 같은 액체나 돌 같은 무거운 짐을 옮길 때는 갸자나 담가 같은 운반기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6. 몸으로 끌거나 밀기
몸의 특정 부위를 이용해 짐을 옮기는 방법 외에도 사람의 전신을 이용해 짐을 끌거나 밀기도 한다. 짐에 끈이나 줄을 묶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거나, 사람은 손이나 어깨를 사용하여 짐에 작용하는 중력을 분산시킨다.
이 방법은 짐이 크고 무겁거나 특수한 물체를 옮길 때 사용된다. 바닥에 받침목을 놓거나 지렛대를 사용해 짐을 옮기기도 한다. 다만, 이는 통상적인 방법은 아니며, 특정한 상황에서만 사용된다. 물체를 수레에 싣고 사람이 끌거나 밀기도 하는데, 이 경우 사람의 힘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