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 문화

한국 전통 수산 문화(채취)

solid-info 2025. 4. 5. 21:39

한국 전통 수산업(채취)

 

1. 굴 따기

 굴은 우리 민족이 옛날부터 식용으로 많이 이용해 왔다. 그 증거로는 각 지방에서 발굴되는 패총(조개껍질 무덤)에서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해안 근처에서 발굴되는 패총은 대부분 굴껍질과 백합껍질로 이루어져 있다.

 

 일제 시대, 경도제국대학에서 발굴한 김해패총의 경우, 이 대학 이학부 조수인 쿠로다 토쿠메(흑田덕미)의 감정 결과, 패류 34종(담수산패류 5종 포함)과 갑각류 5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이 굴과 백합껍질이었고, 굴은 참굴로 길이가 약 1척(약 30cm), 백합은 직경이 4촌(약 12cm) 이상 되는 대형이었다고 한다.

 

 옛 기록에는 굴을 모려(牡蠣), 여방(蠣房), 여합(蠣蛤), 모합(牡蛤), 호(呼), 고분(古賁), 석화(石花)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안과 도서 지역 사람들이 굴을 따는 방법은 "쪼세"(일명 쪼시개)라는 기구를 사용한다. 주로 돌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덩이를 따다가 육지에서 까는데, 쉬지 않고 까면 성인 여자가 하루에 약 80ℓ(4말) 정도를 깐다(8시간 노동 기준).

 

 연승식이나 뗏목식으로 수하양식(후에 굴 양식이라 불리는)된 굴은 수하연을 육상으로 운반하여 깐다. 하지만 바위에 붙은 천연산을 깔 때는 간조 시에 물 위에 드러난 것만 까게 되므로 계속 작업을 할 수 없어 하루에 2~4ℓ 정도를 깐다.

 

 굴양식이 일찍부터 발달한 구미 각국이나 일본의 굴까기 기구는 우리나라의 쪼세와 같은 합리적이고 편리한 기구가 아니고, 조각도처럼 생긴 두 가지 기구를 사용한다. 즉, 굴의 위껍질을 일으켜 벗겨내는 기구와 속알을 긁어내는 갈고리 같은 두 기구로 되어 있다.

 

 굴은 세계 각국 사람들이 태고 때부터 즐겨 먹어왔으며, 특히 고대 로마에서는 기원전부터 양식되어 왔음이 각종 유물의 그림에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기원을 알 수 없으나 조선 시대부터 고막과 함께 양식되어 왔으며, 그 방법은 천연산 어린 조개를 따다 일정 기간 뻘 위에 뿌려 놓고 클 때까지 방치하는 원시적인 방법이었다.

 

 우리나라에서의 진정한 굴 양식은 한일합병 직전인 구한말(1909)에 양식업이 제2종 면허어업으로 규정되자 합법적으로 면허를 획득한 일본인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함경남도 영홍만과 평안북도 다사도에서 시작된 굴 양식이다. 특히 영홍만에서 시작된 굴 양식은 후에 수하식(垂下式)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남해안에서 성황을 이루는 굴 양식은 정부의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힘입어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산업으로, 뗏목식이나 연승식(로프식) 등의 수하식으로 하는 방법이다.

 

 굴은 세계적으로 100종 이상이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굴은 5종이며, 그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고 널리 식용으로 쓰이는 것은 참굴이다.

 

* 우리나라산 굴의 종류와 분포

  1. 참굴: 우리나라 전 연안, 일본, 중국
  2. 갈굴(강굴): 가덕도(加德), 낙동강(洛東江) 하구, 용매(龍媒)
  3. 바윗굴: 동해 남부와 남해안에 분포
  4. 털굴: 남해안 및 서해안(외양에 면해)
  5. 벗굴: 남해 남부, 남해안, 서해안

 

 

2. 돌김뜯기

 김은 전 세계적으로 50여 종이 서식하는데, 우리나라산은 지금까지 10종이 알려져 있고, 일본산은 18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참김 속에 속하는 10종만 자생한다.)

 

 돌김이란 외해성(바다 깊은 곳에 자생하는) 천연암초에 자생하는 참김 속의 총칭이자 통칭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몇 가지 김들이 바위에 자생한 것을 돌김이라 하고, 양식하여 생산한 것은 통칭 김이라 한다. 돌김은 보통 크기가 10㎝ 이상이고, 때로는 1m 이상 자란다. (보통 10㎝ 이상 30㎝ 내외의 것을 수확한다.)

 

 따라서 채취는 손으로 뜯거나, 짧은 김은 전복 껍질로 바위 위를 긁어서 뜯는다. 위에서 언급한 김들은 가을, 겨울, 봄 등 계절에 따라 포자를 방출하는 시기가 달라지므로, 돌김이든 양식김이든 같은 장소라도 계절에 따라 착생하는 김의 종류와 양상이 달라진다. 주로 양식되는 김은 맛이 좋고 색깔이 아름다운 참김 외에 2~3종 정도에 불과하다.

 

 위에서 말한 대로, 양식김도 바다에서 천연산 종묘를 채취하면 여러 가지 종류가 혼합되어 자라게 되므로 최근에는 육상 탱크에서 맛이 좋고 빛깔이 좋은 단일종을 채취하여 양식하는 방법이 채택되고 있다.

 

 우리나라산 김의 연간 생산량은 1,500만 속에서 2,000만 속 정도이다. (1속은 개량식 김 100장에 해당된다.) 생산량은 그 해의 해황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3. 바지락줍기 

 바지락은 모래와 진흙이 섞인 곳이나 그런 땅에 돌멩이가 섞인 저질 토양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돌멩이만 있는 곳이나 저질에서 바지락을 떼어내 수중에 두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이 살아간다. 이를 통해 바지락의 생존에 저질 토양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순수한 모래나 순수한 진흙으로 이루어진 지반에서 변동이 자주 일어나거나, 바지가 자주 덮어버리는 곳에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채취 방법은 돌멩이가 많은 곳에서는 호미나 괭이로 파고, 순수한 모래와 진흙이 있는 곳에서는 '그랭이'로 긁어내어, 삼태기나 소쿠리에 모래를 넣고 흔들어 모래만 빠지게 하고 바지락만 남게 하여 잡는다.

 

 바지락에는 바다 깊은 곳에서 사는 외양성 바지락과, 내륙 바다에서 사는 내해성 바지락 두 종류가 있다. 이 두 종류는 껍질로 구별하기 어렵지만, 흡수관의 촉수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의 주요 산란기는 6월 하순에서 7월 상순이며, 가을에도 소량의 산란이 이루어진다. 해수에서 산란이 이루어지면 알은 즉시 수정되고, 수정 후 약 10시간 내에 부화하여 2~3주간의 부유생활을 거친 후 바닥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때 대나무, 싸리나 삼대 등으로 발을 엮어 물이 잘 흐르는 간석지에 원형이나 네모형 또는 자형으로 울을 쳐두면, 바지락 치패가 침착하여 울타리 주변에서 많은 종묘를 얻을 수 있다.

 

 바지락은 자주 파서 큰 것을 잡아냄으로써 작은 것들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치패의 발달도 좋아진다. 이는 경운을 통해 땅의 단단한 정도가 약해지는 효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