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 문화

사냥감의 분배와 사냥 의례

solid-info 2025. 4. 13. 10:03

사냥감의 분배와 사냥 의례

 

1. 사냥감의 분배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잡은 사냥감은 분배하는 방법에는 일정한 기준이 없고 사냥감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고 사냥을 주동한 사람의 인품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매사냥의 경우 평창에서는 수치가 다소 더 가져 가며 인제에서는 매의 몫을 제한 나머지를 수치나 털이꾼이 공평하게 나눈다. 매의 몫은 수치가 매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이천에서는 수치와 털이꾼 사이에 3:2의 비율로 분배한다.


 창사냥으로 멧돼지를 잡았을 때 정선에서는 참가한 사람 수대로 균등하게 분배하나다만 선질꾼(돼지에게 제일 처음 창질을 한 사람)이 돼지에게 부상당했을 때에는 돼지의 쓸개를 그에게 주어서 치료비에 보태도록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잡은 사냥감은 나누는 방법에 딱 정해진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사냥감의 종류나 지역에 따라 다르며, 사냥을 이끈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매사냥의 경우, 평창에서는 수치가 조금 더 많이 가져가고, 인제에서는 매가 차지할 몫을 정해 놓고, 남은 건 수치나 털이꾼이 똑같이 나눈다. 여기서 매의 몫이란, 수치가 매를 기르고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이천에서는 수치와 털이꾼이 3 대 2 비율로 나누어 가진다.

 

 창으로 멧돼지를 잡았을 때, 정선에서는 사냥에 참가한 사람 수만큼 똑같이 나누지만, 맨 처음 창을 찔러 넣은 사람(선질꾼)이 멧돼지에게 다쳤을 경우에는 돼지의 쓸개를 그에게 주어 치료에 쓰도록 한다.

 


 2. 사냥 의례(儀禮)

 길들인 매가 처음으로 사냥을 성공한 것을 금릉에서는 ‘방우리 붙인다’고 하고, 홍천에서는 ‘매 손 붙인다’고도 한다. 처음 사냥을 나갈 때 수치는 북어를 한지로 감싸 서낭당에 걸어 놓고, “사냥이나 잘되게 해주십시오. 수리와 저광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며 빈다. 수리란 매가 사냥한 꿩을 도중에 빼앗기는 일을 말하며, 그런 일을 막아달라고 비는 것이다.


 매가 꿩을 잡았을 때에는 꿩의 혀와 날개 쪽 살을 떼어내서 손이 없는 방향에 꽂아 놓고, 산신에게 사냥을 허락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빈다. 손이 없는 방향은 날짜에 따라 다르다. 1, 2일은 동쪽, 3, 4일은 서쪽, 5, 6일은 남쪽, 7, 8일은 북쪽이며, 9, 10일은 아무 방향도 해당되지 않는 날이다.(이천)

 

 금릉에서는 처음으로 꿩을 잡았을 때, 수치가 땅에 침을 뱉고 꿩의 혀를 뽑아 가시나무에 걸어 놓은 뒤 “산꿩 드립니다. 본산 산신령님이든, 어느 산신령님이든 다 상관없으니, 이 산 저 산 여러 산의 산신령님들께서 사냥꾼들이나 몰이꾼들이 잘 뛰게 해주시고, 꿩이 날게 되면 매 발밑으로 날아들게 해주십시오” 하며 정중히 절을 한다.

 

 이렇게 한 다음, 꿩을 통째로 삶아 가까운 산이나 냇가의 깨끗한 곳에 놓아두는데, 다른 제물은 차리지 않는다. 수할치는 두 번 절한 다음, 산에서 하던 대로 “본산 산신령이나…”라고 말을 잇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덧붙인다. 이런 절차를 ‘방우리고사’라고 부른다.

매를 데리고는 해산한 집에 절대 가지 않는다. 매는 여자가 아기를 낳을 때 흘린 피를 보면 죽는다고 믿고, 그런 집이 있는 마을을 지나가기만 해도 날아가 버린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개가 새끼를 낳은 집주인조차도 사냥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사냥꾼들은 가끔 산에서 간단한 제사를 지낸다. 새벽 일찍 닭, 새, 개 소리도 안 들리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손이 없는 방향에 제물을 차려 놓는다. 제물은 색깔이 다른 과일 세 가지, 미역 반찬, 사탕, 술 등이 있고, 제사 도구는 늘 새것으로 준비한다. 종이를 태워 바칠 때는 “한 장짜리 종이지만 천 장짜리처럼 받아 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올무에 걸린 노루가 앵앵 울면, 올무꾼은 자기 목소리로 “땅” 하고 소리를 낸 뒤에 잡는다. 그러면 그 노루는 총에 맞아 죽은 걸로 쳐서, 사냥꾼에게는 죄가 없다고 여긴다. 노루나 멧돼지를 잡았을 때는, 그 자리에서 귀와 혀를 잘라 가랑잎에 싸서 젓가락과 함께 놓는다. 총이나 창도 세워두고 산신에게 절을 두 번 한다. 예전에는 사냥꾼이 호랑이를 잡으면, 그 지역 산신령을 잡은 셈이 되기 때문에, 수령이 형식적으로 세 번 정도 가볍게 회초리를 치는 관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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